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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제일병원 제왕절개 수술 후기 (feat.태반조기박리 응급제왕)

노킹온헤븐스도어 2022. 11. 14. 10:38

태반조기박리 응급 제왕절개 수술 후기😢 [feat.신도림 아름제일병원 1인실 병실]


초산맘은 가진통(자궁 수축)과 진진통을 구분하기가 너무 힘들다.
당연히 임신 후기에 이 정도 통증은 있나보구만,,
하고 하루를 맞이하고 있었는데
컨디션이 보통 날들보다 너무 안좋았고, 진통이 예사롭지 않은 것이 아닌가.
그래서 어플로 진통 주기 체크를 했는데 병원에 갈 준비를 하라는 알림이 떴다;;

임신 중후반기부터 자궁 수축과 경부 길이가 짧은 이슈가 있던터라 그냥 그것이 원인이겠거니 했다.
아직 주치의쌤이랑 출산 방법도 정하지 않은 주차기도 했고.
인터넷을 찾아보니 어차피 가봤자 다시 돌려보낸다는 후기들이 많아서 누워서 통증이 가시기만을 기다렸던 것 같다.
근데 도저히 안될 것 같은 극심한 통증이 주기적으로 반복되었다.
일하고 있는 남편을 호출해서 병원으로 향했다.
엘리베이터 탈때부터 허리가 안펴지더니, 차에 탔을 때에는 5분 간격으로,,, 지금껏 느껴보지 못했던 강렬한 진통이 찾아왔다. 지져쓰 숨이 턱 막히고, 아무것도 눈에 안들어왔다.

병원 분만실에 도착해서 내진을 해보니 자궁이 4cm 가량 열렸다는 진단.
이 정도면 진통이 계속 있었을텐데 왜 집에서 참고 있었냐는 의사쌤의 한마디.
저는 그냥 으레 이 정도는 진통은 있는 줄 알았습죠,, 😢
저녁 7시가 넘어가고 있을 시점이었으니, 아기가 오늘 내일 나올 것 같다고 하셨다.
그대로 갑작스럽게 분만 준비를 하게 되었다 후덜덜

진통이 너무 심하니 무통 주사를 놔주셨는데, 무통주사 그거슨 헤븐이다 증말루
척추에 주사 바늘 깊숙이 놓는거 그까짓거는 통증도 아님.
무통 주사 한 방에 어마어마한 진통이 귀신같이 씻겨져 나갔다.
내가 무통빨이 잘 들어서 정말 다행이었다.
잠시나마 오빠랑 같이 분만실에서 셀카도 찍는 여유까지 있었다능ㅠㅠ
그러다 간호사쌤이 들어와서 내진이란걸 했는데,,,
자궁을 부술듯한 격한 내진에 또 한번 멘탈 붕괴ㅠㅠㅠㅠㅠ
휴 진짜 자궁 파괴하라는 미션이라도 받은 줄 알았다
지금 생각해보면 무통 주사까지 안맞고 내진 그렇게 심하게 했으면 나는 이미 졸도했을 듯
출산 시 내진은 정말 어마무시하다...

주치의쌤 근무 시간이 아니어서, 당직쌤이 분만을 진행해주셨다.
찰나의 순간에 울컥하며 뜨거운 양수가 쏟아져 나오고, 간호사쌤이 힘주는 연습을 시켰다.
자연 분만을 대비해 호흡을 깊게 하는 연습을 미리 했어서 다행이었다.

그러다 갑자기,,,ㅜㅜ
아기의 심박수가 점점 느려지기 시작했다.
호흡을 계속 하라는 말을 듣고 열심히 호흡을 했는데도, 아기의 심박수는 점점 더 떨어지고 있었다.
의료진들이 분주해졌고, 무언가 잘못됐다는 느낌이 들었다.
혼란의 와중에 의사쌤이 지금 (제왕절개) 수술을 빨리 해야될 것 같다고 했다.
당황스러움도 잠시, 서둘러 분만실에서 수술실로 옮겨졌다.
그야말로 응급 사태라서 수술실에서 의료진들이 서둘러 수술 준비를 했고, 마취과쌤도 부랴부랴 수술실로 다시 돌아왔다.
어안이 벙벙한 나는 안경을 벗어서 앞도 잘 안보이고 누우면서 어딘가에 부딪치고, 뭔가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 무서워지기 시작했다.
너무나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 잔뜩 긴장하고 있는 내게 구세주처럼 다가온,,,
마취과쌤,,,
아름제일병원 산부인과 안경쓰신 중년의 마취과 선생님,,,
정말 감사했다.
그 분이 옆에서 산모님~ 괜찮다고~ 차분한 목소리로 진정시켜 주셨는데 덕분에 다시 안정을 찾을 수 있었다.

수술 시 마취가 잘 되었는가 배를 꼬집었는데, 꼬집는 느낌이 나서 마취가 잘 안된 것 같다고 얘기 했다.
그런데 계속 기다리면 아기가 위험할 수 있다고 해서 그냥 얼른 수술해달라고 했다.
배를 가르는 느낌이 들었지만 마취가 퍼지고 있어서 묵직한 느낌이라 참을만 했다.
그렇게 몇 분이나 흘렀을까,,,
'아기 나왔습니다' 하는 소리와 함께 OO시 OO분 아기가 나왔다는 목소리를 들었는데 어쩐지 아기 울음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그 짧은 몇 분 몇 초의 시간이 영겁처럼 느껴졌다.
찰나의 순간에 아기가 잘못됐을 수도 있다는 생각이 스쳤고, 깊은 절망감이 가슴을 쿵 하고 내리쳤다.
눈을 질끈 감았다.
이내 '와아아앙' 하는 아기의 울음 소리가 들렸다.
아기 목소리를 듣는 순간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은 '너무 귀엽다 ㅠㅠㅠㅠㅠ' 였다.
우는 아기의 목소리가 너무나 세상 귀여웠다.
어쩜 목소리가 저렇게 귀엽지,,, 그 순간이 눈 앞에 선하다.
간호사쌤이 갓 태어난 아기 처치를 하고, 나에게 보여주었다.
첫만남ㅠㅠ 아기가 울다가 내 목소리를 듣고 꿈뻑 하더니 울음을 그쳤는데 너무 신기했다ㅋㅋ
그러고선 마취과쌤이 이제 마취에 들거니까 산모님 푹 쉬세요~ 라고 하셨고 정신을 똑바로 차렸을 때 나는 병실에 누워 있었다.

나중에 주치의쌤한테 설명을 들어보니, 나는 자연 분만 도중 태반조기박리로 인한 응급 제왕절개 수술을 하게 된 케이스라고 하셨다.
태반조기박리라니 너무 생소했다.
주치의쌤 말로는 임신 출산 중 위험할 수 있는 케이스 세 손가락 안에 꼽힐 정도의 상황이라고 하셨다.
아기가 건강하게 태어난 것만으로도 기적같은 일이라고 했다ㅠㅠ 눈물 줄줄 ㅠㅠㅠㅠ

아름제일병원 산부인과 병실은 무조건 1인실로 하려고 마음 먹고 있었다.
마침 1인실 자리가 딱 하나 남아 있어서 너무 다행이었다.
1인실 병실에서 남편이랑 2박 3일 입원을 했다.
오빠가 옆에서 참으로 케어를 잘해주었다.
매번 그렇지만 또 다시 한 번 느끼는 이 남자랑 결혼 참 잘했구나 싶은 순간이었다.

 

아름제일병원 병실 모션베드 없었으면 너무너무 힘들었을 듯

 

그런데 그 병실이 병동 간호사 스테이션 바로 옆이라서 소음이 좀 있었다.
소음 귀신은 그 순간에도 날 따라옴 어휴ㅠ
병실 앞에 창고같은 것이 바로 붙어 있어서 더 그랬던 것 같다.
아름제일병원 산부인과에 입원할 예정이라면 입원실 1인실, 간호사 스테이션 바로 옆은 가급적 피해서 잡는게 좋을 것 같다.
하지만 장점도 있다.
문 열면 바로 앞에 엘베가 있고, 무슨 일이 있거나 궁금한 것이 있으면 간호사쌤들 기다릴 필요없이 문앞에 나와 바로 바로 물어보기 좋았다.

제왕절개 수술 후 자고 일어나니 몸이 땡땡 부어있었다.
이래도 되는가 싶을 정도로 머리부터 발가락 끝까지 팅팅 부었다.
빨리 걷고 움직여야 수술 부위가 빨리 아문다는 말에 수술 다음날 바로 걷는 연습을 했다.
방구 미션, 소변 미션도 클리어 하고 죽부터 시작해서 밥도 냠냠 맛있게 먹었다.
걸어서 신생아실에 아기도 보러가고ㅠㅠ
신기하게도 바로 찌찌에서 젖이 돌아서 아기에게 물리기도 했다.
너무 신기하고 감격스러운 경험 

 

수술 후 첫끼는 죽으로 시작해서, 남편 보호자 식사도 같이 신청해서 먹었다.


링겔에 무통약을 달아주셨는데 퇴원날까지 많이 누르질 않아서 억지로 다 쓰느라고 혼났네
솔직히 출산 시 진통에 비하면 제왕절개 수술 후 진통은 나에게 넘나 껌 같았냄;;
사실 제왕절개는 장기 유착 그런것도 너무 걱정되었다.
다행스럽게 빠른 회복력으로 잘 아물었지만 출산은 정말 쉬운 일이 아님을 아직까지 몸으로, 마음으로 경험하고 있다.ㅠㅠㅠㅠㅠㅠ 

아름제일병원 산부인과 병동 간호사쌤들 정말 다들 친절했다.
그리고 신생아실 간호사쌤들도 아기 젖 물리는 방법도 잘 알려주시고 프로답고 좋았다.

 

병실에서 매일 철분제를 챙겨먹었다. 출산 후 한달까지 꼬박꼬박


태반조기박리라는 핸디캡을 이겨내고 건강하게 우리 곁에 찾아온 아기.
임신 출산 기간동안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것이 너무나 감사할 따름이다 증멜루ㅜㅜ
오빠랑 나는 하루 아침에 벌어진 일들이 꿈인지 생시인지 너무 믿기질 않았다.
육아를 하고 있는 지금도 이것이 꿈인지 현실인지 믿기지가 않는닼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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