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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기록자

술이 그렇게 좋냐?

노킹온헤븐스도어 2022. 1. 11. 23:53



오늘도 술 한잔 거나하게 걸치고
기분좋게 곯아떨어진 남편을 바라보며 생각한다.

술이 그렇게 좋냐

나는 술을 못 마신다.
술쟁이 아빠의 음주 유전자는 물려받지 않았다.
반면에 동생은 술을 잘 마시고 주사 또한 아빠를 똑닮아 심히 걱정스럽다...
만약 내가 아빠 술버릇까지 닮았다면 삶이 두 배로 고달파졌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예전엔 술 한잔도 제대로 못하는게 싫었다.
어릴땐 어떤 자리에서든 술을 못하면 소외받는 느낌이 들었다.
기분좋게 취한 사람들을 혼자 멀뚱히 바라보며 구경한다.
근데 좋은건지 나쁜건진 몰라도 술을 안먹어도 술먹은 사람처럼 잘노는 기질을 가졌다.

나도 술 마시면 기분이 좋고 싶었다.
근데 심장이 터질 것 같이 불편하고 얼굴이 시뻘개지며 어지러워진다.
도대체 이딴걸 왜먹냐

근데 나이를 먹다보니
술만이 줄 수 있는 묘한 충족감이 필요할 때가 있다
좋은 자리에서나, 안좋은 일이 있을 때,
괜스레 분위기를 내고 싶은 날 맥주 한잔씩을 찾게 된다.
그래봤자 시원하게 한 두모금 정도가 최선이다.

임신을 하니까 술을 못마시는 내가 기특하다.
산모들 중에 커피와 술을 원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 성격에 커피랑 술까지 좋아했으면 그걸 참아내느라 임신 생활이 너무 힘들었을 것 같기 때문이다.

우리 아기는 술 잘먹는 아빠를 닮게 될까
술 못먹는 엄마를 닮게 될까?
부디 적당히만 먹었으면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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